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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촌 장마을에 대해

오늘 우리집은

아빠가 컨테이너를 물리기 위해 도로와 집 사이에 축대를 쌓으셨다. 마무리는 작은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셨음. ㄳㄳ


(대부분이 이렇게 가려지고 말았지만, 역시 자연산 돌로 만들어서 운치가 있다. 컨테이너는 기존보다 약 1.5 미터 정도 뒤로 물러났고, 덕분에 마당이 엄청 넓어졌다!!!)


어제부터 집 뒤 축대의 나머지 부분도 만들기 위해 기존의 흙과 돌덩어리로 대충 덮여있는 경사를 걷어내고 있는 중이다.


(포크레인의 위용! 번쩍이는 유압실린더가 간지)


(나도 노가다 거들었엉...)


그러다가 배관을 건드렸는지 집에 물이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포크레인으로 아무리 뒤적거리며 파헤쳐도 이노무 수도관은 찾아지질 않고, 날은 점차 저물어감. 


(파도파도 안나옴)


(아비규환의 현장. )


울 집은 정수기를 사용하는지라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곧 식수대란을 의미했다.


랜턴부터 시작해, 별의별 조명이라고 생긴 건 다 들고나와서 현장을 비춰가며 밤늦도록까지 필사적으로 찾았는데도 결국 못 찾음. 관이 하나씩 나오긴 하는데 앗싸, 찾았다! 하고 뽑아보면 길이가 50cm 를 넘지 않는 토막난 그냥 관쪼가리.


그런 게 한 대여섯개는 나왔다. 훼이크도 이쯤되면 제대로 빡이 오른다...


(장독대 다 무너질 기세)


일단 지친 마음을 수습시키고, 다음날 아침인 오늘.


결국 전문가가 불려오셨는데, 내가 깨어있지도 않은 아침 일찌감치 마치 아무 것도 아니라는 양, 허무할 정도로 쉽게 해결해 주고 가버리셨다.


그렇잖아도 관의 노후화나 낮은 수압 문제부터 시작해, 어느 관에서였는지 계속 물이 새는 바람에 수도요금도 터무니없이 잔뜩 나오던 참이라 이참에 배관을 아예 새로 해버리기로 결정했는데 생각보단 일이 빨리 끝났다.


이제 엄마아빠와 힘을 합쳐 돌을 나르고 공구리 칠 일만 남았다.


(파헤쳐보니 온갖 게 다 튀어나옴)


(몇년간을 딛으며 다져진 마당을 마치 포크로 쵸코케잌 자르듯이 폭 떠서 휙 파내버리는 위엄)


귀농할 당시엔 생각지도 못했던 온갖 일들이 연달아 줄줄 터지면서 끊임없이 돈과 노동력이 꾸역꾸역 들어간다.


배선때문에도 일전에 한 번 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공사를 하면서 돈이 숱하게 깨졌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집으로 들어오는 전선 자체가 말도 안되게 가느다란 선으로 연결되어있어서 전압을 견디지 못하고 선의 피복이 과열로 일부 녹아있었다고 함.


한마디로 언제 집에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더라는 것이다.


시설을 새로 들였다가, 된장독을 이리 옮겼다가 저리 옮겼다가 좁은 터 안에서 뭔가 해보려고 하니 답은 쉽게 나오질 않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에만도 자꾸 돈이 술술 새나간다.


...이라고 써놨는데 어제 당일날은 바빠서 못 올리고 이제사 올림. 아 바뻥;;;; 정신 한개도 없네 ;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