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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촌 장마을에 대해

때늦은 메주빚기

나는 감기, 엄마는 대상포진크리 터져서 매우 뒤숭숭한 연말을 보내고, 어제랑 그제랑 콩을 끓여서 메주를 빚었다.


갓 삶은 따끈따끈 몰랑몰랑한 콩이 하도 고소해서 계속 주워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저녁을 못먹음 ㅋ


콩도 뜨끈뜨끈 기계도 뜨끈뜨끈


워매... 김 올라오는거 보소


갖 빚어서 뽀얀 메주들.


볕이 좋으니 잘 마르는구나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새해도 그렇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조용조용히 넘어갔다. 저런거에 의미부여해서 막 떠들썩하게 보내는 게 귀찮았었는데 시골에 살아서 다행이다.


막 올해에는 뭘 할거라는 둥 다짐하기보단 그냥 건강해야겠다 싶을 뿐이다. 컨디션만 좋으면 일은 알아서 저절로 술술 풀리니까.


또 무감동하고 무의미한 한 살을 더 먹었는데 이젠 뭐 나이 먹는 것에 대해 초월했다 싶을 정도로 아무 생각도 안 든다. 지난 시간에 후회도 안 들고 그렇다고 그 시절로 돌아가고싶다거나 딱히 크게 추억깊은 것도 그닥 없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막 두근거리거나 하지도 않다. 


년도나 나이야 어쨌든 간에 내가 움직여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세상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엄마아빠, 올 한해도 잘 부탁염.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