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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촌 장마을에 대해

담촌 장마을의 탄생배경 04

시설도 그럴싸하게 지어졌겠다, 

이제 슬슬 학교다닐때 배웠던 순서대로 동종업계 시장에 관한 자료를 찾아내어 타겟팅을 하고, swat 분석도 하고, 포지셔닝도 하고, 그걸 토대로 ci를 구축하기위한 네이밍부터 시작해서 로고를 그리고 응용시스템을 만들고 상표권 등록도 하고... 일은 점점 커져만 가고...




와 신난다!

다집어치고 토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초반부터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생각하지 말자, 걍 일단 상호부터만 정해보자 하고 나는 적당히 자신과 타협을 봤다.


시장분석이니 브레인스토밍이니 같은 걸 할 때가 아니었다. 

사방천지에서 상호가 도대체 뭐냐는 질문이 쇄도하는 바람에 압사당할 지경이었다.


그럴수록 내 머릿속은 온통 백지뿐.

으하ㅓㅅ항헣? 


나는 주위 사람들에게 아이디어를 받고, 기존의 상호들을 뒤적여가며 겨울이 되어 둔해진 머리를 억지로 굴려 이것저것 후보들을 준비했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으니 대략 A, B, C, D라고 치고, 그 후보들을 본 주위사람들의 반응은 이랬다.


지인 1 '우하하하하하하ㅏ하핳 A래, A! Z도 아니고 A랜다. 뭐냐이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인 2 'B는 무슨 싸구려 소주이름도 아니고 이상하잖아.'


지인 3 'C 이건 정말 아니다. 열라 맛없어보이는데다 품위도 없어.'


지인 4 'D가 뭐야. 너무 장난스럽게 짓는거 아냐? 이렇게 막 지어도 돼? 절대로 쓰지마.'


어쩌라고!!!!!

백이면 백사람의 의견이 전부 달랐다. 사공을 잔뜩 실은 배가 기운차게 방향을 산쪽으로 틀며 기어오르려 준비운동하고있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사람들이 거부감을 덜 갖는 해바람으로 밀고나가려 했다. 그러자 이번엔 다른 지인 무리들이 해바람이라는 이름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낱낱이 해부하기 시작했다.


장독대에 바람들것같은 이름이다, 아무 뜻도 없이 어감좋은것만 덮어놓고 갖다붙인것같은 느낌이다, 해바람이 뭔진 모르겠지만 화염방사기가 생각난다, 장과 바람이 대체 뭔상관이냐, 역시 지역명이 들어가야 된다 등등등등등등등....


빡쳐서 아주 단순하고 직설적인 이름을 궁리했다. 이틀정도를 끙끙대자 달랑 하나가 튀어나왔다.


장을 시골에서 담고있으니 상표를 담촌이라고 하자. 좋네. 부르기 까다롭지도 않고 뜻도 그럭저럭 통하고.

담(우리말) + 촌(한자어)은 사실 어법에는 안 맞는 말이지만, 그깢거 알게뭐야. 뭣하면 '항아리 담甔' 혹은 '맑을 담淡' 이라고 우기자.



몇몇 소소한 반대가 있었으나 작명에 대한 고민으로 신경이 곤두서있는 내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무소의 뿔처럼 그냥 막갖다 밀어붙임.


나의 신들린듯한 작명센스는 거침없이 '담촌' 뒤에 '장마을' 이라는 단어를 갖다붙이기에 이르렀다.

담촌이나 장마을이나 의미가 유사한데 왜 굳이 두번 쓰냐 하고 물어오는 사람에게는 담촌의 의미를 뒤의 우리말이 한번 더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것이니 상관없다고 우겼다.


담촌 장마을... 담촌 장마을... 사람들은 이번에도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하지만 나는 대표가 아니던가. 무려 사장님ㅋ 이 아니시던가. 나는 사장의 권한을 한껏 남용하여 담촌 장마을을 상호로 등록해버렸다. 그리고 캐치프레이즈로 '장담는 촌마을'까지 집어넣었다. 이쯤 되면 적어도 시골에서 담는다는 이미지 하나만큼은 아주 뇌리에 조각도로 새겨질 정도로 어필한 셈이다. 


무려 3번 반복이잖아! 담촌-장마을-장담는 촌마을. 까먹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 좋구나!!!


근데 전산처리하기 좋게 하기 위해서는 담촌(띄우고)장마을이 아니라 '담촌장마을' 로 붙여버리는 편이 좋다고 군청 위생과 담당직원이 권장하셨다. 넵. 좋을대로 하세여.


그렇게 담촌 장마을이 아니라 담촌장마을이 되버리고 나니 가끔 '담촌장 마을' 이렇게 부르는 사람이 생겨났다.


그게 가끔 '**장 여관' 처럼 들리는 건 그저 내가 일에 치여 기력이 쇠한 나머지 괜히 나쁜 쪽으로 생각한 것임에 틀림없다. 아마 꼭 그럴 것이다.


담촌장 마을 아닙니다. 담촌장마을이에요. 이상한데서 띄어쓰기 하면 안됨. 

걍 전산등록상으로는 담촌장마을로 하고, 이런데서 쓸 땐 담촌 장마을 하고 띄워서 써야지 안되겠음;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상호가 픽스되고 나니 체한 게 내려가는 것마냥 시원했다.


내가 박박 우긴 게 불쌍해보였는지, 아니면 정말로 그렇게 느꼈는지는 몰라도 이름이 좋다며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 은근 센스 좀 쩌는듯? ㅋ


어쨌든 상호는 담촌장마을, 상표는 담촌, 내 닉넴도 담촌, 내 블로그 주소도 damchon, 내 이멜 주소도 damchon1골뱅이네이버닷컴 이렇게 하나로 전부 통일해버렸다.


나도 담촌 회사도 담촌 제품도 담촌 ㅋ 아노미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다 달라서 헷갈리는것보단 낫겠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