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집을 사면서 집앞의 땅도 차후에 사려고 했었다. 이 집의 터 모냥이 어케 생겼냐믄
(위 지도의 6 전이랑 아래 지도의 22-14가 합쳐지면 울집땅의 총면적이 나옴)
(한번 괜히 일러스트레이터에서 그려봄. 우리 땅 일부는 도로에 먹혔엉ㅋ)
집 터가 무지 길쭉했다. 우리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줄 알았다. 넓어서 대궐이 따로없다 싶었다.
그러나 그거슨 경기도 오산...ㅠㅠ
일단 창고 목적의 조그만 컨테이너 하나를 놓고 나자, 이 길쭉한 땅은 활용도가 무지막지하게 애매해져버리고 말았다.
(좌측의 벌건 것이 컨테이너, 우측의 작은 회색 조립식 건물이 제조시설. 찍은지 좀 된 사진이라 지금이랑은 좀 다름ㅋ)
게다가 우리는 식품의 제조에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도 한참 후에야 알았다. 거주 등의 목적으로 지어진 타 건물에서 적어도 50cm 떨어진 곳에, 물빠짐이 용이하고 해충이 침입하지 못하며, 환풍시설이 갖춰져 있는 머 그런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었다.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걸 만드는데 아무데서나 대충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제조신고를 위한 필수절차인 식품제조에 관한 넷상의 교육을 받은 후에야 나는 우리가 하려고 했던 일이 뭐였는가를 그제서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거슨 헬게이트 오픈;;;
(출처 - http://cafe.naver.com/haptic15/74046)
집앞의 논을 살까 했었지만 고령도 한참 땅값이 불고 있는 중이었다. 쌍림에서 고령읍으로 가는 고속국도가 뚫리고 있는데다가, ktx 역사가 고령에 세워지네 마네 하는 판국이었던 것이다(결국 합천으로 가버린 것 같지만;).
이런저런 부동산 호재로 예상했던 시세에서 껑충 뛰어버리는 바람에 우리는 땅을 당분간 포기할수밖에 없었다.
(저 점선을 따라서 트럭이며 레미콘이며 포크레인 같은게 수도없이 들락날락대고있다. 하루가 다르게 모양새를 바꿔가며 발전중인 대가야 도읍지의 위엄... 도시살던 나도 적응안될정도로 속성발전요; 아니, 분명히 집값 오르는게 나쁜거야 아니지만 이사가지 않을 바에야 나랑 상관없음. 아니, 땅살땐 오히려 피해;;; 모순돋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열심히 궁리했다. 장을 담근답시고 시골에 집부터 덜컥 사고, 장독대를 모으네, 효소통을 구매하네 아빠차를 밴에서 사륜구동으로 교체하네 어쩌구 하느라 남은 돈은 그닥 많지 않았다.
별별 대안이 다 나왔지만 현실성이 없었고 결국, 집 바로 옆에 대지 면적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간단한 조립식 시설을 짓자는 결론이 나왔다.
집을 제하고 건폐율을 따져보니 고작 4.5평인가 남짓하는 건물밖에 지을수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제조를 위한 시설이 필요했다. 식품제조에 필요한 요건들을 최대한 만족시키면서도 우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온 식구가 마라톤회의를 벌인 결과를 수렴하여 내가 직접 개발새발 이런 도면을 그렸다.
(이것봐라. 나는 캐드로 도면도 친다... 는 뻥이고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도면 비스무리하게 흉내내서 그린거임ㅋ)
돈이 조금 모자라 약간 고생하긴 했지만 어쨌든 이 도면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조막만하고 깜찍한-_-; 시설이 만들어졌다.
큐티 프리티 스위티~♡
는 개뿔 좁아터져서 엄마나 나나 불만대폭발중
그래두 첨에 이거 다 지었을때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겨울 공구리는 대략 험난하다는 것을 나는 이 시설을 짓는 과정에서 알 수 있었다.
네모지게 공구리친 곳을 얼지않게 비닐로 싸고
이런 자주포탄이라도 나올것같은 장비로
온풍을 후욱ㅡㅡㅡ
온도감지 센서가 있는건지 저절로 꺼졌다 켜졌다 하는데, 이놈이 가동될때마다 나는 잠에서 깨어야 했다.
정성껏 말린 공구리바닥 위에 철골 뼈대가 올라가고
한면씩 뭐가 붙더니
짜잔~! 얼추 집 비슷한 게 만들어졌음.
지붕도 올라감. 내벽도 만들어짐.
올ㅋ
내부 시설은 다음에 또 ㅋㅋㅋ
오늘 포스팅의 목적은 '엄마 저 땅 사줘'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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