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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뻘글

하다하다 이젠 em 발효액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놈의 문어발을 하나하나 절단할 수도 없고 참 큰일이다.

 

뭐가 계기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아니, 두어 가지 사건이 있었던 것 같다.

 

담배도 안 피는 게 작업실에 홀애비 냄새가 쩌는데 이건 뭐 코가 따가울 지경이라 일전에 다이소에서 값싼 방향제를 하나 질렀다.

 

몸에는 안좋을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홀애비냄새에 정신공격당하는거보단 차라리 인공의 삼림향이라도 맡는 게 나을 거 같아서였다.

 

그러다 이놈의 구리구리한 내 쩌는 작업실에 수명 짧은 방향제보단 차라리 저렴한 에센셜오일로 디퓨저나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라고 생각을 한 게 삐딱선의 시초였다.

 

출처 : http://weheartit.com/

 

거기다 대가야 농업기술대학 발효식품학과 졸업여행때 발효식품 엑스포 전시회장에 갔는데 왜 뜬금터지는 남원 허브밸리 부스는 있어갖고 국산 에센셜오일에 눈도장찍었다가 막상 인터넷 들어가보니 안팔어.

 

살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아이쇼핑도 못하니까 허전해갖고 개가 똥을 끊지 버릇 개 못 주고 아로마테라피 관련 카페며 쇼핑몰이며 바빠서 잠잘 틈도 없는 주제에 눈요기하겠답시고 틈틈히 들락날락대다보니

 

출처 : 삼성생명 블로그 http://www.samsunglifeblogs.com/1006

 

어느새 또 무슨 이엠 발효액으로 물비누를 만드네 마네 머릿속으론 이미 내가 쩔어주는 지성두피니깐 코코넛 백프로 때려붓고 전자레인지 돌리고 핸드블랜더 돌리고 글리세린을 교반해갖고 떡지게 만들어서 어쩌고저쩌고 이러고있는거임

 

-_-

 

일전엔 바느질에 난데없이 혼이 팔려서 밤샘하다 틈틈히 뭘 꿰매서 주머니를 몇개씩이나 만들고 가방을 수선하고 하더니

 

이젠 em 발효액 + 아로마테라피라니 니놈은 지치지도 않냐;;;

 

골라논 재료들 몽땅 장바구니에 걍 담궈만 놓고 일전에 사다 쟁여논 기성품 지성샴푸들 다 쓸때까지 이 배라묵을 취미는 당분간 홀드상태로 둔다.

요거만 질러야징... 출처 : 버블뱅크 쇼핑몰

 

그리고 언제 실천에 옮길지 모를, 되먹잖은 레시피 두 개를 올리고 이만 턴을 종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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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기름 벗기기용 샴푸 레시피(양심상 글리세린을 슬그머니 첨가해봄. 두피 마른논바닥될까봐)

 

수산화칼륨 266g

 

em발효액 2490L

 

코코넛오일 1,000L

 

글리세린 160g

 

1. 수산화칼륨을 동량의 em발효액으로 녹임.

 

2. 코코넛오일을 80도로 가열하고 1을 40도로 가열해서 파워 합! 체!

 

3. 2를 50도로 가열하고 글리세린 파워 합... 걍 섞어줌. 파워합체는 무슨. 오천크스 퓨전이냐. 부엌 폭발시킬 것도 아니고 죄다 찔끔찔끔 섞어야겠지...

 

4. 3을 70도로 가열하면서 블랜더/손으로 젓기를 번갈아 시전. 트레이스날때까지 탈탈탈타탈타랕라ㅏ라탈 저어줌.

 

5. 트레이스난걸 랩 씌우고 수건에 싸서 적당히 따땃한 곳에 처박아둠. 이게 물비누베이스.

 

6. 이 지방덩어리같이 생긴 놈들을 동량의 뜨뜻한 em 발효액으로 녹이면 물샴푸. 양이 두 배로 늘어나서 무려 4킬로그램 정도 되는 위엄. 귀찮으니 이렇듯 한큐에 대량생산해서 냉장고에 두고 씀. 숙성? 안해. 귀ㅊ

 

(충격과 전율의 수제화장품용 도구들 ㄷㄷㄷㄷㄷ)

 

-면상에 바르는 기능성 뭐시기들을 대충 하나로 퉁쳐보는 레시피(도대체 뭐가 나올지 나도 두려운 퀄리티)

 

알로에베라 겔 50g

 

로즈워터 50g

 

수용성 티타늄디옥사이드 6g

 

수용성 징크옥사이드 8g

 

나이아신아미드 3g

 

fgf 10g

 

egf 10g

 

헥사펩타이드 10g

 

리피듀어 0.75g

 

네츄로틱스 4g

 

유상층과 수상층을 섞어주기 위해 어쩌구 그딴 귀찮은 거 없다. 전부 수상. 싫으면 시집가. 어흑. 보내줘, 제발 ㅠㅠ

암튼 전부 그냥 순서대로 휘적휘적 섞기만 하면 됨. 값비싼 고기능성 제품을 얼추 죄다 때려박은 레시피로, 자외선차단에 미백에 노화도 막고 보습도 되고 이게뭐얔ㅋㅋㅋㅋㅋ 트러블 진정만 빼고 다갖다붙였엌ㅋㅋㅋ 그래도 시트러스류 에센셜오일은 안넣었당! 그것만 해도 성공했어! 와! 신난다! 근데 다른것보다도 사용감이 젤 궁금하고 무섭다... 사용감을 배려한 재료들은 하나도 구성 안 했지만 전부 수용성이니 괜찮을지도... 아닐라나... 먼저 소량으로 시험해본다음에 결과를 어느천년엔가는 올려봐드림. 근데 솔까 나노 재료들은 무섭고도 무섭다. 뭐 임상을 거쳤으니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무서워! 무슨 짓거리를 할 지 알 수 없다는 게 가장 무섭다.

 

 

fgf로 검색해보니 무려 네이쳐지 일러스트같은 게 걸려올라오는 위엄... 작용기전따위 알게뭐야. 기생충같이 생긴 고분자 구조는 보기싫어서 올리고싶지도 않다. 발효액에 관한 공부만도 충분히 골아프다.

 

사실 이 레시피는 나를 위한거라기보단 대부분 친구녀석을 위한거. 난 무기자차 외에 다른 기능은 필요없엉; 근데 친구놈거 따로 내거 따로 만들래니까 허벌 귀찮아!!!! 걍 다 때려넣자. 어차피 최강의 기능성제품은 자차니까 친구놈도 불만없이 쓰겠지 하여 만들어진 게 이 심플하면서도 무시무시한 레시피.

 

이것도 뭐 어차피 지금 선물받은 록시땅 크림이 개 많이 남아서 거의 썩기 직전이니 그거 다 쓰기 전엔 안만듬. 이 괴상한 거 내년봄쯤에 만들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