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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효액 배틀아레나

어제 내가 개복숭아 발효액에 대해 썼던 글의 문제점

(따다가 담을 데가 없어서 모자에 담았는데 모자 엉망진창ㅋ 그래도 빨아서 잘 쓰고있다)




어제 막 휘갈긴 내용, 그러니까


안녕하세요~~ v ^^ v 로 시작해서


담엔 담촌이 또 어떤 맛&멋 포스팅 올릴지 기대해주세요 *^^*/


로 끝나는, 자괴감 땜에 엉터리로 막 써내려간 글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써보고자 함. 물론 의도적인 것으로, 저런 걸 믿고 발효액을 구매하려고 하는 분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말투는 그냥 가장 흔한 걸로 선택해본 거고, 이런 게 좋다 나쁘다에 대한 평가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지, 내용상 이상한 부분이 분명히 있으므로 혹시 이걸 홍보글로 착각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읽어주시기 바람.



많이 찾는다의 기준이 애매하다. 사실, 기관지나 관절 쪽에 문제가 있으신 분이 찾는 경우가 대다수. 이걸 무슨 트랜드인 양, '요즘 많이 찾는다' 고 말하긴 힘들다. 건강지킴이 담촌이라... 나는 의사도 간호원도 간병인도 아니다. '지킴이' 란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했다고 말하기에 스스로 민망하다.



더위에 좋은 음식의 기준 역시 애매하다. 이뇨작용 잘 시키고, 원기회복에 좋고, 갈증을 해갈해주고, 수분을 보충해주고 혈액순환, 신진대서 원활... 이런 얘기들을 하던데, 이런 건 그냥 탈진 안 되도록 전해질이랑 적당한 염분, 수분을 섭취하면 해결되는 문제다. 이뇨작용은 필요한 때도 많지만, 이 작용 자체가 반드시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변 배출 대사에 관여하는 기관들에게 과부하를 거는 것과 같아서.


이뇨작용이 노폐물 배출과 관련이 있는 건 맞지만, 특정 식재료의 버프로 물마시고 배출하는 주기를 짧게 하는 일이 노폐물 배출에 반드시 유리하다는 근거는 내가 아직 안찾아봐서 모룸...


그리고 단순히 물이 부족해서 목이 마른 거랑, 목이 마르진 않은데 구갈증상이 있는거랑은 구분되어야 함. 물이 부족하면 물 마시면 된다. 자신의 마시는 물의 양이 충분한지 체크해보려면 배출되는 소변의 색깔이 너무 진하지 않은지 살펴보면 됨.


더위에 좋은 음식이란 수식어는 사실 더운 철에 생산되는 대부분의 과채류에 붙여도 무난한 편이라 써먹기도 이해하기도 간편하지만, 그 말을 뒤집으면 '걍 제철 과채류 적당히 고루고루 먹으면 됨' 으로 충분히 갈무리될 수 있는 말이다.



발효액이란 게 실은 약성을 지니면서도 식품 공전상에 엄연한 '식용식물'로 등재되어 있지만 


너무 단단하고 질기거나 시고 떫거나 향이 고약해서 먹기 곤란한 것들을 당절임을 통한 액상추출을 통해 그나마 먹을만한 것으로 가공한 식품이다.


개복숭아는 종 개량 없이 야생에서 자란 거라 당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너무 딱딱해서 먹기 힘든데다 신 맛도 강해서 사실 맨입으로 먹기 상당히 뭐한 물건이다.


이를 갖고 액즙 추출, 달여먹기, 갈아먹기, 말렸다가 차로 먹기, 탕재로 달여먹기 등 여러 가공방법으로 먹을 수 있겠지만 발효액으로 추출했을때 그나마 다른 것보다 좀 더 편하게 좀 더 나은 맛으로, 몸에 부담을 안 주고 섭취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발효액이란 게 발효로 가기 전 중간쯤의 단계, 즉 술로도 식초로도 가버리지 않도록 숙성 등의 방법으로 억제시켜놓은 것이라 


정확하게 말하자면 '발효가 되다가 만 물건' 이며, 그렇기에 발효식품이 가지는 공통의 꼬랑내(치즈, 요거트, 된장, 등)도 함께 포함한다.


맛을 찾는다면 그냥 첨가물 많이 든 시판주스를 사먹는게 가성비 훨 나음.


그리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면서 '여러분들에게만 살짝'???? 요즘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비법이란 말 역시 노림수가 너무 뻔히 보여서 순기능은 없고 역기능은 백프로인, 안하니만 못한 표현임.



막판에 거하게 약장수 흉내한번 내봄. 항산화기능과 미용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 있긴 하지만(물론 거대자본에 의해서;;) 그걸 날로 먹고싶어도 최소한의 지식 없이 암데나 막 숟가락 들이대고싶진 않다.


웃을 여유 없는 사람들에게 웃어라웃어라 그러는거, 자칫 '너 징징대는거 보기싫거든. 약자 징징->도태 루트 타는거 모르냐?' 가 될수도 있다.


긍정의 위력에 대해 아무리 광풍이 불어닥쳐도, 사람들의 삶 자체가 끝간데없이 고단하다면 그건 결국 대증요법이 될 수밖에 없다. 힐링이 위력을 발휘하려면 먼저 위안을 주고싶은 사람과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야 한다.


나 안 건강하다. 고기도 전혀 못 먹고 운동도 안한다. 식사도 불규칙하고 매일 컴퓨터앞에 붙어앉아있다. 자신도 모르게 과로하는데다가, 일 할 때의 긴장이 충분히 이완되지 못해서 수면까지 방해받고 혼자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에조차도 일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런 게 발효액 한방으로 죄다 역전될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