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비슷한 거

우중충한 겨울이 싫어서 올려보는 여름마실사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 1. 12:52

집에서 컴퓨터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많다보니 점점 방구들 귀신이 되어가는 날 보며 안되겠다 싶었던지, 엄마가 나를 밖으로 끌고나갔다. 그것도 뙤약볕 쏟아지는 한여름 대낮에.



이왕 나가는거 이쁜게 있음 찍고싶어서 카메라를 챙겼다. 그러나 나온 것은 발로 찍은듯한 막샷일 뿐이고 ㅋ

집 뒷길인데, 겨울인 지금하고 비교해보면 아예 딴곳같음. 


난 이렇게 풀이 잔뜩 우거지는 계절이 좋다. 단풍이나 새로 돋아나는 잎 보다도 울창한걸 가장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참 적절한 마실나들이였던듯. 여름이 그립당...ㅠㅠ



집 옆의 풍경. 잡초땜에 넌더리를 내면서도 이렇게 새파란 게 너무 좋다. 아아... 눈이 정화되고 있어...



밭둑에 핀 꽃. 이름이 뭐지? 엄마가 얘기해줬는데 까먹었다. 식물갤에다 물어볼까.



쓰레빠 신은 발로 슬슬 기어가다시피 해서 내려가 접사. 너무 땡볕이라 꽃이 좀 힘들어하는것처럼 보이기도;;



요것은 밤나무. 울동네엔 밤나무가 넘쳐난다.



밤송이 접사. 새파란 게, 아직 여물어가고 있는 중인가봄. 

저 초록색 털들은 머잖아 갈색으로 변하면서 흉기가 되겠지...ㅋ



엄마가 이걸 박이라고 했다. 호박도 종류가 참 많은 것 같다. 할로윈때 쓰일 것 같은 퉁퉁한 호박에서, 고사농 호박씨님이 재배하시는 애호박에, 이것도 박이라고 하니 뭐가뭔지;

엄마가 제사때 요 놈을 채썰어서 볶았는데 진짜진짜 맛있었음. 나물들 중에 젤 먼저 바닥났다.



연잎인가? 연잎이겠지 뭐. 퍼렇고 넓적한 이파리를 보면 그걸 따서 우산삼아 비오는날 뛰어다니는 애들 뭐 그런 이미지가 생각난다. 여름 시골하면 도시인들이 떠올리는 전형적인 클리셰.



봉숭아꽃. 마을 들어서는 길에 피어있었다. 지나다닐때마다 대충보고 넘겼는데 이런 게 있었구나 하고 새삼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집 가는 길목. 저 꽃들은 우리집과 가장 가까이에 계시는 윤씨아저씨가 돌보고 계신다. 아저씨네 하얀 집 주변에는 꽃들이 잔뜩 피어있다. 괜히 도촬하는 기분이 들어서 집은 안 찍었다만은, 봄이 되면 허락맡아 사진을 좀 찍어보고싶다.


어쨌든 덕분에 윤씨아저씨네 집을 거쳐갈때마다 꽃이 풍성해서 눈이 즐겁다. 겨울인 지금은 그런것도 없지만. -_-


아저씨의 목표는 혹시 타샤튜더 할매를 능가하는 가드너가 되는 것일지도?

(다 퍼온거. 구글에서 타샤튜더로 검색해 찾아낸건데, 외외로 사진이 많질 않았다. 책에서 본 사진의 위엄에 비하면 1/3 도 안되는듯. 여기가 진짜 현실에 존재하는 곳인가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예뻤다. 위 두 이미지도 책에 실린 걸 스캔한 것 같다.)


기왕 돌보시는거, 야심차게 돌보셔서 아저씨네 정원이 점점 번창하고 울동네 명물이 됐음 좋겠닼ㅋ 아즈씨 홧팅염!


그리고 망할 겨울은 빨리 좀 갔으면 좋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