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시술받기의 달인, 담촌선생님을 모셨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을 앓고있다.
대장에는 문제가 없는데(원래 장만큼은 왕튼튼), 면역체계가 오작동을 해서 대장을 암조직 등으로 착각하고 공격하는거... 난치성 질환이라 잘 낫지도 않고 귀찮은 병임.
대장이 지속적으로 공격받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암의 위험도 있고 해서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해서 체크를 하는데
지금까지 총 5회 정도 해봤던가... 해서 이제 달인이 되었다! 익숙해지니 내시경따위 가소롭군!
(이거 무턱대고 참고하심 안댐니닷! 병원마다 전부 다름. 장비, 전처치제, 검사목적등에 따라서 판이하게 갈라지는듯)
대장내시경의 가장 큰 난관은 '대장비우기'.
박스가 하나 턱... 이전엔 조그만 드링크제였는데, 부작용이 있어 변경되었다 함. 쿨프렙? 매번 약이 바뀌네.
내용물을 까봤다. 불안이 덮쳐왔다. 병의 크기는 생수병크기. 컼;
저 병에다가 A제 B제를 같이 들이붓고 물을 담아 흔든 후 마셔야 하는데, 4번 반복해야 함. 총 2리터를 먹는 위엄.
저 대장내시경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음... 맛이... 어... 음...
...죄송합니다. 험한 말 좀 하겠습니다. 완전토나와! 진짜 비위상해! 그저 '짠맛+신맛+레몬향+약간 단맛' 의 조합일 뿐인거같은데도 녹조라떼를 들이키는듯한 이 역겨움은 대체 어디서 오는걸까.
어쩔거임. 그래도 아주 예전에 받았던 4리터짜리 말통만한 거보단 낫다고 생각하고 꾸역꾸역 다 먹음. ㅠㅠ
(이미지출처 : http://blog.joins.com/media/index.asp?uid=pearl39)
이때 진짜 울었당... 잠 한 숨도 못 자고 먹는데 양이 너무 많아 위가 터질거같다 못해 식도로 막 역류하기 시작하는데 도로 삼키면 또 튀어나오고 맛은 그라목손이 이렇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괴상하고 내시경 시간은 다가오고 양은 반절이상 남았고 새벽에 힘들어서 눙무리... 체력 완전 방진상태로 거의 업혀가다시피 내시경하러 갔음.
근데, 이번에 받은 약이 내게 안맞았던건지 시간을 지켜 먹었음에도 장이 완전히 비워지질 않았다.
덕분에 내시경중 파워똥물석션!... 으아아 쪽팔려!!!!!!!
아래에 올리는 이미지는 경우에 따라 상당히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퍼가지 않는 것을 권유함! 문제시 광속삭제하겠음! 병원이 어딘지도 비ㅋ밀ㅋ
옷 갈아입음. 뒤가 뽛 터진 초록색 바지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가운, 맨발이 기본상태.
이 담엔 폰 이용이 금지돼있어서 검사받던 당시의 사진은 엄슴...
매번 의식하진정 내시경(수면내시경)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검사때의 상황이 또렷하게 기억나더니
이번엔 급기야 걍 '의식하진정' 비슷한 것도 없고 완전 맨정신. 어지러운것조차 없었다.
담부턴 일반 대장내시경 해야겠다. 돈아까움. 마취에 들이는 돈으로 질소풍선(과 곁다리로 붙은 과자부스러기) 백봉다리는 살수있을듯.
요런 쪼깬한 유리병 수액을 맞고(워터마크 있는 이미지는 출처 생략함요ㅎ)
(이미지출처 : 미스코리아 진 이성혜 트위터... 폰을 사용할 수 없어서 대신;;)
노란 고무 튜브를 통해 간호사샘이 주사를 세 방 놓아줌. 투명한 거 두 개, 우유같은 거 하나. 마취의 용도였을것으로 짐작되지만, 맞고도 정신이 터무니없이 멀쩡한 게 함정.
이 전번엔 주사 다 맞고 기다리면서 '이거 마취 된 거 맞아요? 아무렇지도 않은데...' 라고 해서 간호사샘이 한 방을 더 놨었고, 그래도 대부분의 과정이 기억난다.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끙끙대면서 언제 끝나냐고 계속 물어봤었다.
이번엔... 하도 자세히 본 나머지, 내시경의 대활약을 죄다 목도할 수 있었다. -_-;
(이미지 출처: 올림푸스사... 라는데 퍼오긴 http://cheilpkh.egloos.com/1596186 요기서 퍼옴. 내용 읽어보니까 올림푸스 느네 가격방어 시망이라서 별명이 내림푸스면서 요런거 독점해서 그 돈으로 펜시리즈 만드는거늬... 그런거늬...)
(이미지출처 : www.hangsiwon.com)
짠! 걍 배얌대가리 아니에여. 색갈이 까매서 좀 무서워보이지만 익숙해지면 별거아님. 검지정도 굵기밖에 안되는 게 똥꼬로-_- 들어와 별별 오묘한 것을 다 함.
일단 들어서기 무섭게 훅 하고 풍선불듯 대장에 공기를 마구 불어넣어서, 대장 벽이 팽팽하게 펴지고 잘 보이도록 만드는 모양임. 순식간에 장이 확 열리는 위엄. 대장이 폭발할 듯 팽창하는 느낌이 거북하긴 하지만 아프진 않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물총처럼 물도 막 나오고 물도 막 빨아들이기도 하고 그랬다. 심지어 막 깨물어! 히익!
나는 장세정이 덜된 탓에... 아... 이 뒤는 더러워서 글자색 바꿈
노란 국물 -_-이 장내 한가득 고여있었고 내시경이 석션을 위해 국물 속으로 들어가서 시계가 0이 되고 다 빨아들인 후 물청소하고 석션, 겨우 뭐 좀 보이기 시작하다 또 똥국쓰나미가 몰아쳐서 석션... 이 거의 대부분. 첨엔 석션할때마다 민망했는데 너무 많이 하니 화딱지가 남. 어떻게 되먹은 장이 굽이굽이마다 똥국을 품고있다가 쓰나미를 내보내냐.
(이미지 출처 : http://m.iseverance.com/treatment/body/digestive/view.asp?con_no=19873 옷색깔이 다를 뿐, 이거랑 거의 유사했음. 사진은 세브란스병원이라는데 난 그 병원 몰라 'ㅅ')
말단부위의 병변을 촬영하면서 겸자 같은 게 튀어나와 조직을 떼갔다. 총 세 군대. 아프진 않음. 대장에는 감각신경이 없엉. 배얌한테 물어뜯겼...
다 끝나고 의사선생님이 궤양이 끝에 조금 있는 정도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심. ㅇㅇ 같이 봐서 저도 예상햇어영.
회복실로 이동하자마자 아빠에게 다 끝났다고 전화했다. 나의 고난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화장실이 가고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남. 회복실의 전경.
내가 누워있던 자리.
사진은 여기까지. 더 찍다간 왠지 큰일날거같아서 걍 폰을 얌전히 내려놨다.
그리고 화장실에 갔다가, 목마르다며 마실 물을 찾았다가 하며 왔다갔다했더니
'환자분. 자꾸 나오시지 마시고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마취후에 이렇게 돌아다니면 위험합니다. 내시경 후에 이렇게 전화하고, 돌아다니고 하시는 분들 없으시거든요.'
...나는 그러케 진상환자가 되엇따... ㅠㅠ 간호사샘, 이름 기억해뒀어요. 내가 멀쩡한 척 돌아다니지만 나중엔 기억 못할거라 생각했죠? 담에 가서 따질테다!
는 뻥이고 나같은 경우가 드물어서 미리 주의를 주는 일은 없는가봄. 둘러보니 다들 자고 있거나 맥없이 뒤척거릴 뿐 쥐죽은 듯 조용했음.
결국 공기 못 읽은 내가 찐따 ;;; 풀죽어서 조용히 침대로 되돌아가 폰이나 만지작거리다 아빠와 귀가... 는 아니고 끝나자마자 보조강사 뛰러 감. 가스가 거의 안 빠진채라 배가 열라 땡겼다. ;ㅅ;
대장내시경은 아픈 게 아니라 거북함. 걍 자극감에 신경쓰지 말고 의사샘과 같이 집중해서 모니터 구경하고 있으면 금새 끝남. 하지만 나는 금방이 아니었지... 매우 거시기한 무언가가 자꾸 뭘 어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