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비슷한 거

그 때 그 음악 04 : nirvana - serve the servants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 21. 15:09

얘네 노랜 좋은 게 하도 많아서 뭘 고를 지 진짜 오래 끙끙거렸다. 각각의 곡과 함께 풀고 싶은 얘기도 적지 않았지만 고민 끝에 결국 처음으로 접했던 앨범인 in utero의 첫 곡을 골랐다.


유명하긴 미친듯이 유명하지, 매 앨범마다 좋은 곡은 산더미같지, 감히 비틀즈하고 배틀 뜨겠네 싶을 만큼 팬도 많지, 음악의 역사를 뒤틀어버렸지, 얘네들을 좋아한다는 말은 마치 취미가 뭔가요? - 라는 질문에 티비시청이요, 라고 대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어떤 의미에선 굉장히 몰취미한 느낌을 줄 정도로 너무 크게 대중에게 어필해버렸다.


남들과 다르고 싶었던 나는(으어어;;; 손발퇴갤 ㅠㅠ) 누구의 질문에도 결코 너바나의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았다. 하도 지겹게 언급되서 얘네 음악에 대한 호기심도 그닥 동하지 않았다. 편견부터 가지고, 너바나에 관한 것만 보면 치워버렸다.


이 앨범은 도대체 왜 샀는지 모르겠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자켓이 그로테스크해서였을것이다. 당시 한참 가열차게 중2병 진행중이었고, 인체의 신비전을 연상시키는 해체된 인체의 이미지에 흥미를 느꼈던 것 같다.


아마 '훗, 이 녀석들 주류 주제에 뭘 좀 아는걸. 한번 사줘볼까'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 아니라고 누가 좀 말해줘 ㅠㅠ 아창피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내재된 공격성은 있다. 당시의 나는 이것도 저것도 불만투성이었다. 


입시스트레스를 비롯한 짜증, 분노, 울화가 머리뚜껑을 수시로 열었다, 닫았다 하던 시기였다. 잔인한 이미지에 도취되지 말라고 해도 무리였다. 


그렇다고 일진 코스프레를 하는 건 취향도 아니거니와 조건도 절대적으로 안맞았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와 상관없는 일로 큰소리만 조금 나도 쫄아서 쓸데없이 울며 도망가는 찐따가 나였다. 애저녁에 거들먹거릴 깡과 체력따위 쥐똥만큼도 없었다.


그 대신이었는지 잔인한 영상과 이미지에 집착하고, 나이프를 수집하고, 밀리터리와 프라모델에 취미를 붙이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쎈척하고싶어 자해를 하거나 이상한 취미땜에 왕따를 당하거나 하지 않은 게 참 다행이다.-_-


아, 난 대체 이런 쪽팔린 얘길 왜 굳이 쓰고있는걸까. 자기손으로 흑역사를 까발린들, 그 시절을 과연 용서받을수있을거라 생각하는걸까. 읗ㅎㅎ으허여헣허어허


in utero는 그런 흑화한 내 취향에 이쁘게 잘 맞기만 한 게 아니었다. 단순하다 못해 뭐가 많이 비어있는 것 같은 사운드임에도 가공할 폭발력과 천상의 멜로디라인이 짬뽕되어 혼을 쏙 빼놓았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납득할 수 있었다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지축이 뒤흔들리는 것 같은 종류의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의 충격을 느꼈다.


너무 놀라면 비명도 안 나온다고 했던가. 내가 그 짝이었다. 격한 컬쳐쇼크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서, 그냥 멀뚱멀뚱 반복재생만 했다.


접신한 무당도 아니고, 이어폰을 낀 채 혼자 속으로 침잠해들어가면서 자신 안에 숨어있는 내밀한 어떤 뭔가와 조우하곤 했다. 그건 누구도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는, 아니 남을 끌어들일 방법따위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영역이었다. 


내 자신 안에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던, 이름붙일 수 없는 거. 아 뭔소리래;;; 도통 설명이 안됨.


부유감이나 뷰자데게슈탈트가 붕괴하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납작 눌린 호떡처럼 평평해진 채 사방으로 넓게 퍼져나가는 것 같은 팽창감 등, 여기서 더 나갔다가 잘하면 조현병도 앓겠네 싶은 기세로, 형태도 존재도 없는 그래봤자 '노래' 같은 게 사람을 짤짤이 동전 흔들듯 뒤흔듬.


어디서건 워크맨만 있으면 나는 세상과 완전히 격리되어 약을 빨거나 잠을 자는 사람처럼 존재감없이 동그마니 자리만 지켰다. 민폐인거 암. ㅈㅅ ㅠㅠㅠㅠㅠㅠ 반대급부로 앞으로라도 열심히 살겠어요.


그런 식으로 ratm도 접신하고 middle class rut도 접신하고 결국 그러한 것이 기어이 인생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는 그런 별볼일없지만 기묘한 얘기.


여러분, 음악은 조심해서 들어요 ^ㅅ^ ;;; 그럼 담에 뵈어요.


(이미지 출처 : http://blog.daum.net/sunghwa/15853120 열반당이라고 함)


nirvana - serve the servants


Teenage angst has paid off well

Now I'm bored and old

Self-appointed judges judge

More than they have sold


If she floats than she is not

A witch like we have thought

A downpayment on another

One at Salem's lot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That legendary divorce is such a bore


As my bones grew they did hurt

They hurt really bad

I tried hard to have a father

But instead I had a dad


I just want you to know that I

Don't hate you anymore

There is nothing I could say

That I haven't thought before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That legendary divorce is such a bore


(sol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 oh no

Serve the Servants

That legendary divorce is such a b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