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 발효액(효소)의 장점
약리니 생리작용이니 기전이니 하는 얘기는 일단 내가 아직 공부를 많이 하지 못했으니 한쪽으로 대충 밀어두고
이영돈피디님이 아니라 나랏님이 와도 반박못할 빼박 개복숭아 발효액(효소)의 장점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미지출처 : http://flowersandweeds.blogspot.kr/2010/06/creatures-in-garden-centipedes-cats.html)
1. 계절을 안 탄다.
식물에겐 제철이란 게 존재한다. 가장 연해서 섭취하기 좋은 시기, 가장 약성이 오르는 시기, 몸에 해로운 성분이 아직 검출되지 않는 시기 등등등 사철식물이라 해도 먹기에 가장 최적의 상태가 되는 시기가 거의 반드시 있다.
발효액(효소)의 재료가 되는 식물은 달력을 체크하며 이 시기만을 호시탐탐 기다렸다가 제철이 됐을 때 후다다닥 채취한다. 그리고 채취즉시 씻고 다듬어서 물기를 제거한 후 설탕에 재어놓는다.
가장 최적의 시기에 채취한 식물을, 신선도가 최상일 때 담는 것이다. 이렇게 담아진 발효액(효소)은 높은 당도로 인해 변질되지 않고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가능하다.
물론 삼투압 등의 가공과정에서 파괴되는 영양성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미생물에 의한 분해과정을 거치면서 인체가 소화흡수하기 힘든 형태로 존재하던 성분이 쉽게 흡수될 수 있게 분해가 되기도 한다. 그냥 먹는 게 좋은지, 발효액으로 제조하여 먹는 게 좋은지에 대한 결론을 여기서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어떤 종류의 비타민처럼 난 아무짓도 안 했는데도 시간이 지나면 저혼자 막 쉽게 파괴되버리는 종류의 영양분같은 것들을 제외했을 때 사시사철 개복숭아의 좋은 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유익한 방법 중 하나가 발효액(효소)으로 침출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잼을 만들거나 장아찌를 만들거나 시래기처럼 말리거나 하는 방식들과의 비교도 차후에 해볼 예정.
2. 보관, 이동이 용이하다.
자연상태 그대로의 식물은 채취해서 그냥 놔두면 시들다가 썩어버린다. 일정 이상의 압력이 가해지면 쉽게 으깨져버리기 때문에 많이 적재하기도 힘들고, 야무지게 포장하기도 힘들고 이동시키기도 번거롭다. 부피도 크고, 보존에 필요한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
이에 반해, 발효액(효소)의 형태로 가공된 액체는 실온에서 충분히 장기간 보관가능하다. 액체 형태라서 어떤 용기에 보관하든 형태의 제약이 없고, 통이 박살나지 않는 한, 달에 닿을만큼 적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생각해보자. 한 봉다리의 개복숭아를 이고지고 다니면서 틈틈히 우적우적 먹는 게 편할까, 개복숭아의 원액을 침출해서 조그만한 병에 넣어 지니고 다니면서 수시로 물에 타먹는 게 편할까?
발효액(효소)을 제조할 때는 뿌리 식물을 제외하면 따로 물을 넣지 않는다. 말그대로 식물이 지니고 있는 수분만을 침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부피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식물마다 다르지만 대략 기존 부피 7~40% 정도의 액체로 변한다.
대신, 설탕의 질량이 포함되는 만큼 비중이 커지긴 한다. 그렇다고 설탕 무게가 몽땅 고스란히 비중으로 다 가는 건 아니고 약 122% 정도로 무거워진다고 보면 된다. 900ml 의 물 한 병의 무게를 쟀을 때는 900g이 나오지만 같은 양의 발효액(효소)인 경우 1. 1kg이 된다. 물과의 비중 차이 때문에 희석할 때 스푼으로 저어주지 않으면 발효액(효소)만 아래로 다 가라앉아버리므로 그대로 들이키면 점점 강렬해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한 모금은 헬게이트. 나처럼 귀찮다고 원액 먹고 나중에 물 마시는 기행은 저지르지 말자. 무슨일이 일어날 지 장담할 수 없다!!!
3. 맛과 질감 등에서 섭취가 보다 용이해진다.
물론 신선한 야채의 아삭아삭한 식감이나 특유의 독특한 파쇠감 등은 요리의 풍미를 더하고 턱관절 운동을 유도하여 뇌 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그러니 발효액(효소)만 먹고 오늘 야채 다 먹었다고 생각하기보단 생야채나 과일도 한번씩 따로 먹어주면 좋다.
하지만 약이 되는 풀들은 대부분 먹기에 까다롭다. 질기긴 오지게 질겨서 이빨에 끼지, 소화도 안되서 그대로 배출되지, 쩌는 풋내와 지옥처럼 쓴 맛에 이게 과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건이긴 한 걸까 의심되는 것이 많다.
그래도 매실 같은 건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며, 민들레나 겨우살이 쯤 되면 차마 녹즙기로 갈아먹기도 뭐해서 말려서 달여먹기도 하는데 귀찮고 맛도 없다. 식물을 건조시키는게 얼마나 많은 품을 필요로 하는 일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칼로 자르는건 힘들어서 되지도 않고, 할 수 없이 거대한 작두를 주섬주섬 꺼내서 쑤컹쑤컹 썰어서 널어놓고 거두고 널어놓고거두고널어놓고거두고비오면다망치고 다 마르면 약탕기에 끓이고 뜨거울 때 먹어야 된다길래 낼름 마셨다가 입천장이 홀랑 까지고 갑자기 슬픔이 복받치고 산다는 게 이런건가 싶고 이 짓거리까지 해가며 명을 보전해야 하나 싶...으어어 게슈탈트 붕괴염;
암튼 발효액(효소)으로 가공된 건 절단해서 건조시켜놓은것과 달리 바로 먹을 수 있다. 쓴맛은 미세하게 느껴질 정도로 줄어들고, 풋내는 싹 달아나고, 설탕이 냅다 들이부어졌으니 달기는 미친듯이 달고 어쨌든 달콤해서 먹기에 좋다. 희석하는 물의 양에 따라 단맛을 조절할 수도 있다. 길가 아무데서나 자라는 풀을 암거나 뜯어다 씹으면 아무리 그러지 않으려 해도 에퉤퉤 하는 소리와 함께 입밖으로 도로 튀어나오지만, 이걸로 발효액(효소)을 담그면 그냥 솔의 눈 같은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식물도 발효액(효소)으로 만들 수 있지만, 마늘이나 양파 같은 건 권하지 않는다. 이것들은 되려 발효액(효소)으로 만들었을 때 더 먹기 역한 식물에 속한다. 그냥 생으로 혹은 가열해서 먹자. 세상은 넓고, 굳이 그딴 거 아니라도 발효액(효소)으로 담아먹을 식물은 많다.
발효액(효소)로 음료화시켰을때의 가장 큰 장점은 이가 불편한 사람이나 위장이 불편한 사람, 유동식밖에 먹을 수 없는 환자, 영유아 등도 섭취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발효액(효소)내의 당분은 어디까지나 약성 보존을 위한 부가적인 것으로, 요즘 유행하는 '효소 설탕물론'의 근간을 떠받치는 발효액(효소)의 단점 가운데 하나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 당분이 지닌 칼로리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약국에 가면 포도당만으로 정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게 있다. 차라리 이 포도당정을 소재로 포도당정 설탕덩어리론을 만들지 그래;; 당은 가장 간단한 대사과정을 거쳐 열량을 만들어내는, 뇌가 최고로 좋아하는 훌륭한 에너지원이다. 아마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을겁니다 그러니 밥 못먹는 사람들은 따로 에너지원 보충할 걱정 없이 그냥 먹으면 되고, 열량초과가 걱정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효액(효소)이 지닌 칼로리만큼 다른 데서(식사나 간식 등) 열량의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쓰다 보니 또 길어졌다... 이 하염없이 긴 걸 누가 다 읽는다고 ㅠㅠ 암튼 뭔 말만 꺼냈다하면 중언부언해서 큰일이다.
결론 : 효소머겅